갤러리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의 다양한 소식과 행사안내

갤러리

임 가밀로 신부 서한
임 가밀로 신부 서한 20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7.09.29 조회 612
이메일 eunju2843@naver.com

임 가밀로 신부 서한 20                      Mutel 문서 1896-122                장원, 1896.10.28.

 

 

주교님께,

 

지난번에는 제 주위에 있는 수다스런 사람들이 성가시게 구는 바람에 정승지 사건에 관해 몇 말씀 밖에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 일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더욱이 지난 번 주교님께 편지를 드리고 난 다음 제가 그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는바 이번에 꼭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두 교우, 이지사와 강 씨가 이곳에 내려 왔을 때 제게 보여준 문서는 소문난 노름꾼인 신 씨라는 사람이 작성한 위조문서였습니다. 그 가짜문서에는 3섬지기의 논 구입가역이 2,000냥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주교님께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이지사가 조감역으로 하여금 실지 논 값으로 8,200냥을 제시하도록 했고, 자기들이 대주교를 대신해서 내려왔으니 그분에게 대접을 하기 위해 벼 17섬을 내놓을 것을 약속하게 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물론 이지사를 통해서는 아니지요. 제가 이지사에게 당신이 지난번 내게 보여준 문서에는 논 값으로 2,000냥으로 적혀 있는 것 같았는데 무슨 이유로 8,200냥을 요구하시오?” 라고 묻자, 그는 아닙니다. 분명히 8,200냥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잘못 보셨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그렇다면 그 문서 좀 다시 한 번 보여주시오했더니, 그는 정씨 집에 두고 왔다고 했습니다. 정씨 집에 머물고 있던 강 씨가 어제 왔길래 그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그의 대답은 이지사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는 매매 문서에는 분명히 2,000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계산 단위가 엽전입니다.” 했습니다. 제가 그렇다면 왜 8,200냥 밖에 요구를 안하지요?” 했더니, 그는 그것은 제3자에게 그 논을 팔 경우 가격을 올리기 위함입니다. 정씨는 8,200냥 밖에는 안 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에서는 계산 단위가 엽전일 경우에는 그것을 분명히 명시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상의 모든 얘기로 미루어 보아 주교님께서는 이들이 정직한 사람들인가 아닌가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 일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렸지만 그들의 행위는 순전히 도둑질입니다. 입장이 딱하게 된 80대 노인 조감역은 똑똑하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지금은 자신의 권익을 보호할 만한 능력이 더욱 모자라는 형편입니다. 진짜 문서는 여전히 그가 갖고 있으며 그의 장남이 모든 재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방탕생활에 빠져있는 24세의 그의 아들은 그의 소실이 낳은 자식인데 재산에 관한 한 아무 권리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이 방탕아는 그의 부모 몰래 논을 팔아 노름판에서 탕진한 돈만도 10만 냥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는 매매문서에는 한 마지기당 가격을 200냥으로 기재하여 놓고, 실지로는 1피아스트르에 판적도 여러 번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되어먹지 못한 아들과 정승지 아우가 거래를 한 것인데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정승지가 사기를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정 정직한 사람이라면 문제의 논을 매입하기 위해 조감역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번 일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서울에서 온 교우들이 주교님의 이름을 내세우며 큰 부정을 저지르고 있으니 이를 가만히 앉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외인들은 자칫 그들의 도둑질 같은 행위가 주교님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주교님께서 이 일에 관여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하시면 저는 그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제가 이지사를 붙들어 놓고 주교님의 답장을 받을 때까지 외출을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월요일 이지사는 술에 반쯤 취해 저를 찾아와서 그가 주교님의 사자라고 주장하면서 저를 경멸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나는 주교님이 보내서 내려온 사람이오. 나는 주교에게서 정승지의 논에서 벼를 수확하라는 명령을 받았소.”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렇다면 그걸 증명할 주교님의 편지를 보여주시오.”라고 하자, 그는 주교님께서 (Boullion)신부는 이일에 관여하지 않으니 그에게 편지를 갖고 갈 필요가 없네. 자네는 왜 어리석게도 타작을 하지 않았나? 다시 내려가서 벼를 수확하도록 하게라고 말씀하시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난번에도 역시 주교님이 보내서 왔다고 하지 않았소?”라고 묻자, 그는 물론이오. 신부님은 내가 주교님의 명령도 없이 이런 중대한 일을 위해서 이곳까지 내려 온 사람이라고 생각하시오?”라고 반문하더군요.

 

그러나 먼저 번에는 그와 강 씨는 조감역에게 주교님에 관한 얘기는 입에도 올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한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고 했지만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면서 제 말문을 막아 버렸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과 왈가왈부 따져 보았자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이지사는 여전히 주교님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원주 지방의 솔위라는 곳에 가서 정승지에게 갚을 빚이 있다는 장감착이란 사람에게서 논문서 소 솥 등을 받아 왔습니다. 이 사실은 장감착이 정승지가 교우인지의 여부를 물어 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게 되어 밝혀졌습니다.

 

이 지사는 모래내 있는 논에 벼를 수확하러 갔는데 오늘 사람을 보내 잡아다가 주교님 답장이 올 때까지 가두어 놓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대로, 주교님께서 이 지사에게 어떤 명령이고 내린 것이 없음이 분명하면 저는 그를 충주 관찰사에게 보내어 따끔한 처벌을 받게 하여 다시는 그러한 사기극을 벌이지 않도록 할 작정입니다. 저는 그를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교우들도 이번 사건에서 교훈을 얻게 될 것이고 저희를 도둑으로 착각하게 될 많은 외인들의 생각도 바로 잡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주교님께서 그를 관찰사에게까지 보내어 처벌을 받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제가 이지사의 볼기짝이라도 한 대 때릴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하루빨리 답장을 보내 주십시오.

 

추 신
 

94일 쓴 편지가 서울에서 그냥 돌아와 버렸습니다. 저는 이지사에게 전라도 관가에 사람을 보내어 관리를 부르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그를 며칠 동안 잡아두었었습니다. 오늘 집으로 돌려 보내줄 생각이었는데 사실은 어제 점심때쯤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쫓아가 봐야 아무 소용도 없을 것 같아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가 도망간 것을 보면 그가 잘못한 것이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저는 그가 이제 다시는 이곳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원주의 솔위에서 그들이 행한 행적에 관해 제가 강 씨에게 다그쳐 물었지만 그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제가 그러면 그곳에는 뭣 하러 갔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그곳에 가는 정씨를 따라 갔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그러면 무엇 때문에 외인들이 정씨가 교우냐고 질문을 했지요?”라고 묻자 그는 우리가 식사하기 전에 십자성호를 긋는 것을 보았고, 그때 정씨가 우리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상이 강 씨가 제게 한 설명의 전부입니다.

 

 

강감착한테는 아직 얘기를 듣지 못했지만 조만간 그를 만나 볼 것입니다. 이지사와 강 씨는 제게 하도 많은 거짓말을 하여 이제 그들이 하는 말을 한마디로 믿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정승지의 아우는 3섬지기가 조금 넘는 논과 3정보의 밭, 그리고 20여 칸짜리 집 등 모두 2000냥 어치의 허위 재산 문서를 갖고 있습니다.



 



이전글 ▲ 임 가밀로 신부 서한 19
다음글 ▼ 임 가밀로 신부 서한 21


주소 : 27602 충북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 10    /    전화 :   •순례지 사무실 (043) 881 - 2808    •본당 사무실 (043) 881 - 2809
Copyright(c) 2017 Catholic Pilgrimage Church of Our Blessed Mother Maego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