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가밀로 신부 서한 77, Mutel 문서 1910-99/매괴 성모성당, 1910.7.13. 주교님께, 주교님의 8일자 서신을 이틀 전에 받았습니다. 학부대신은 제가 학교에서 금서(禁書)들로 가르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교님께서 어제 보내주신 금서목록을 본 후에야 그 주장에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그 책은 《동국 사략》(東國史略)으로 현재 2~3명의 학생이 배우고 있으며 제가 2년 전 가톨릭 서점에서 다른 책과 함께 산 것입니다. 경찰에서는 저를 감시한 결과 제가 한 권을 은닉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먼저 제가 이 순사들이 감시해온 것을 보았어야 할 것이며, 이런 가정없이는 그들의 의견을 따르거나 위반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궁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저를 감시했다고 주장하는 이 순사를 만나보기라도 하면 흡족하리라 여겼는데, 결국 그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작년 이후 가르치지 않고 있는 《유년 필독》(幼年必読)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배우던 학생들이 이미 그 책으로 공부를 마쳤습니다. 저는 그 책이 검열에 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이 신규 규칙으로 말미암아, 저는 15~20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저는 2년 전에 학생들을 위해 서적들을 구입했는데, 학생들이 그 책값은 지불했으나, 배우지도 않을 책값을 강요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교님께서 이 편집자에게 가난한 학생들의 사정을 알려주시기를 잘하셨습니다. 이 《동국 사략》은 특히 값이 매우 비싸서 학생들이 굳이 배운다면 그것은 역사를 약간 배우려는 의도에서이며 특히 한문을 익히기 위함입니다. 몇몇 학생들이 이 책을 구입했는데 대뜸 다른 책을 또 하나 사라고 강요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학부대신의 종대 방식이 걱정스러운 정도는 아니며 학생들은 지금 제 2권을 배우고 있고 또 곧 공부를 모두 마칠 예정이므로 대신께 교육금지 기간을 좀 연장시켜 달라고 간청하겠습니다. 이 고장의 안전이 그다지 위태롭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출판사에서 교구에게 발간한 서적과 선교사들의 행동에 대해서만 대신의 의견에 반대한다면, 대신은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으며 이 일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정치를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가 정치에 관여할 바도 아니며 어느 누구도 대적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사업이 완수된다면,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약간의 가르침과 함께 가장 열렬한 교우가 되는 지식을 배울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는 저희 소원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학생들을 현학자나 정치적 열광자가 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가르침을 전수할 것입니다. 연로하신 제 부친께서는 여전히 기력이 없으셔서, 곧 돌아가시지나 않을까 염려됩니다. 주교님께서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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