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가밀로 신부 서한 64             Mutel 문서 1904-192/장호원, 1904.12.30.

주교님께,

주교님께서 이곳을 방문하시고 상경하신 후 곧이어 가진 성무집행 때문에 주교님의 장호원 방문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이로써 가진 기쁨을 말씀드리는 것이 늦어졌습니다. 이곳 장호원은 아직도 주교님이 주례하신 축성식의 흥분에 들떠 있습니다. 또한 교우들 모두가 주교님께서 매년 방문해 주시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실행 가능하다면 저 또한 매우 염원하여 마지않습니다.

주교님, 신년을 맞이하여 주교님께 올리는 제 마음의 기원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문구가 낡은 감이 있으나 사랑이라는 말은 한가지뿐이며, 따라서 이 말을 되풀이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하신 주교님께서 중히 여기시는 것은 저희들의 말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주교님께 올리는 이 기원은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께서 전해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교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이제 귀여운 아기 예수를 성당에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괴 성모성당이 어떻게 준공되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실은 성당에서 다른 사람의 소유인 구유를 특혜로 수여받았습니다. 누가 저에게 구유를 원래 그대로 간직하라고 말해서, 성모 마리아께서 이에 대한 지불을 치룬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 구유는 매괴 성모성당의 훌륭한 장식물이 되고 있으며, 진심으로 기도할 만 합니다. 이곳에서 저는 제가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기원을 올리며, 특히 주교님이 제일 먼저 기원의 대상이 되심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저는 방금 성무집행을 마쳤습니다. 하느님의 가호로, 제 교우들이 이전보다 더욱더 열렬한 신앙심을 지닌 것을 알았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 이를 잘 보존하시고 교우들로부터 육신의 고통을 멀리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신년을 맞이하여 주교님께서 저와 저의 교우들을 강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