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가밀로 신부 서한 45, Mutel 문서 1901-139/ 장호원, 1901.12.29. 주교님께, 몇 해만에 처음으로 주교님께서 서울에서 새해를 맞으신다 하니 저도 주교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군요. 제가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축복을 주교님께 내려 주실 것을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 기도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주교님의 근심걱정이 모두 기쁨으로 바뀌고 또 지난해에 주교님께서 뿌리신 씨앗이 큰 열매를 맺어 기쁨으로 거두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주교님께 드릴 새해 선물로는 주교님을 위한 저의 기도를 준비했습니다. 주교님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또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금년에 55명이 영세를 받았다는 사실도 선물에 포함시키고자 합니다. 작년보다는 증가한 숫자입니다. 주교님께 드릴 또 한 가지 색다른 선물은 저희 속을 그렇게도 많이 썩이던 제천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이 편지에서 제천 사건에 관한 말씀을 드리는 것은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제가 큰 역할이라도 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그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겪었던 고통의 일부분을 기꺼이 나누어 갖고자 함입니다. 마지막으로 벼 수확이 잘 끝났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몇 사람이 아직도 속을 썩이고 있기는 하지만 얼마 안가서 끝나고 말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교님이나 제가 지출한 경비를 충분히 회수했다고 보셔도 됩니다.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관가에서 방곡령(防穀令)을 내린 관계로 쌀을 서울까지 운반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울에서는 관가에서 대충 쌀값을 정하니까 쌀값도 이곳보다 쌉니다. 이곳에서 좀 더 좋은 값을 받고 팔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제 교우들은 그들이 쌀을 팔아 손에 쥐게 될 돈에서 논밭을 되찾기 위해 빌린 것을 갚고 그 나머지의 일부를 장호원 성당을 짓는데 기부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주교님께 상의한 뒤에 그 제의의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 제 교우들의 제의를 수락해도 될는지요? 며칠 전에 큰 공베르 신부를 만났습니다.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성무에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내일 원주에 갑니다. 제 이웃인 그(드브레 신부를 말한다.)를 못 만난 지도 벌써 2개월이나 됐군요. 길이 얼음판 같이 미끄럽고 추위가 심해 여행이 힘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미사주까지 얼었습니다. 그런 일은 생전 처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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