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가밀로 신부 서한 44, Mutel 문서 1901-108/ 장호원, 1901.8.23. 주교님께, 약현(藥峴. 현 서울 중림동 본당이 있는 곳을 말한다. 당시에는 ‘문 밖 본당’이라고 하여 두쎄 신부가 경기도 일원과 함께 관할하고 있었다. 주교가 있던 종현(鐘峴)본당은 ‘문 안 본당’이라 하였는데, 지금의 명동 대성당을 말한다.)의 회장이 어제 저녁 저를 보러 왔었는데 자기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해가 뜨자마자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모든 일이 잘된 듯합니다. 어쨌든 논과 밭이 틀림없이 본래의 주인을 찾아 갔어야 하는 만큼 더욱 잘된 일이지요. 이제는 추수를 기다려야 하겠지요. 약현 회장이 어찌나 서둘러 떠나는지 주교님께 제대로 편지 쓸 시간이 없습니다. 얼마 전에 드브레 신부와 공베르 신부 형제가 다녀갔습니다. 동생 신부는 어제 떠났고, 형 신부는 조금 있다 출발할 예정입니다. 이곳 장호원에서의 벼농사는 그런대로 잘됐습니다. 쌀값이 좀 내렸는데 도처에서 양식이 부족하다고 난리들이니 또 상당히 올라갈 것입니다. 추 신 공베르 신부가 주교님께 안부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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